벌써 훈련 갔다 온지도 3주차가 지나버렸군... 훈련소 내에서는 그렇게나 더디게 돌아가는 초침이 밖에서는 KTX 처럼 돌아가는거 같다. 소속이 전문연구요원이므로 보충역으로 분류되어서 현역과 비교하면 상당히 수월하게 훈련을 받았다고는 하나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내 몸이 내 의지에 비해서 많이 약해져 있다는걸 느낄수 있었던 4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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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입영식하던 날 운동장 풍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유난히도 날씨가 좋았었다. 하늘도 맑고 날씨도 따스하고.  운동장 들어가는 입구에서 이마의 체온을 재는 특이한 경험을 하고서 기간병들의 지시에 따라 나를 비롯한 동기 3명은 전문연이 배정받은 자리로 이동하였다. 처음에는 나란히 앉았었지만 나중에 병적기록표를 받을 때 지역, 생일순으로 받으면서 세명의 위치가 갈리기 시작했는데 그 일로 한달의 군생활이 천지차이가 된다는걸 그땐 몰랐었다. 그 날 같이온 친구들과 같이 위치하기 위해서 자리를 바꾸었던 몇명이 있었는데 나중에 몇명은 분명이 몹시 후회하고 있을거 같다. 무한도전 인생극장 짬뽕 or 짜장 편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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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라는 짧은 시간이였지만 그 사이에 내 몸에 정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다거나... 10시만 지나면 졸린다거나... 5시 50분만 되면은 눈이 떠진다거나 (-_-;;;)... 가장 놀라웠던건 시도때도 없이 입에 쫙쫙붙는 군가!!!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단것이 땡긴다... 밖에서는 쳐다도 보지 않았던 초코파이가 맛이 있고, 월드콘 하나에 행복해지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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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봐도 좀 아쉬웠던건 기록사격 만발을 놓친거랑 무릎을 다친게 아닐까 싶다. 정말 사격할때 까지만 훈련을 받는거면 한번 더 가도 괜찮을 정도로 사격은 할만하더군. 물론 소대장님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만. 근데 중간에 주간행군이 기어 있어서 (정말 행군은 ... )  실탄 처음 쏠때 그 화약 냄새와 그 긴장감은. 영점사격 기록종이 확인하러 갈때가 생각나는군ㅋ 마지막까지 긴장했으면 스나이퍼가 될수 있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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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 생활이 지겹지만 않았던건 거기 있었던 분대장들과 소대장님의 역할이 상당히 큰었다. 소대장님이 좋은 분이라서 그런지 기간병들도 다 착한애들 뿐이더군. 고일병은 지금 군생활 잘하고 있을련지 모르겠다. 착한 고일병 마지막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아직도 선하군ㅋ 원래는 내가 이런 이미지가 아니라는 찬문이와 여포 승환. 맑은 눈동자 용민군ㅋ 않되겠구만~~ 을 남발했던 소대장님. 나와서 연락한번 한다는게 아직도 못하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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